메밀과 도깨비
link  고미숙   2021-06-09

메밀은 우리 민족에게 무척이나 친근한 먹을거리다. 그래서 그 못지 않게 친근한 도깨비하고 아주 사이가 좋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 조상들은 도깨비가 메밀묵, 수수팥떡, 호박범벅, 그리고 막걸리를 광장히
좋아한다고 믿었다. 전라남도 해안지방에서는 도깨비가 사실은 내장이 없기 때문에 음식을 줘도 소화시킬수
없고, 다만 냄새를 잘 맡아서 이런 음식을 좋아한다는 설이 전해지고 있다.

어느 과부가 부자가 되고 싶었는데 도무지 방법이 없었다. 그러다가 도깨비하고 친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도깨비가 뭘 좋아 하나? 아하, 메밀묵이지. 그래서 메밀묵을 쒀놓고 기다렸다. 과연 밤이 깊어
지자 도깨비가 와서 메밀묵을 먹는다. 과부는 도깨비를 방으로 불러들여 친(?)해졌다. 과부가 조르니 도깨비는
금은보화를 매일 가져다 준다. 하지만 도깨비 덕분에 부자가 된 과부는 생각이 달라졌다. 도깨비하고 사귀는
것이 귀찮기만 하다.

그래서 도깨비가 말의 피를 싫어한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대분 삽짝에 말대가리를 걸어 놓는다. 그 후부터
도깨비가 얼씬도 안했다는 '도깨비와 과부'라는 옛날 이야기다.

또 바다 도깨비는 메밀범벅을 좋아한다고 전해진다. 이 음식은 메밀을 갈아서 체에 쳐서 끓인 것으로 걸쭉하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뱃사람들이 배를 띄우기 전에 하는 제사 때 메밀범벅을 바다에 던져주면서 '도깨비 먹어라'
라고 소리친다.

전라남도 신안군 합해면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보면 도깨비하고 잘 사귀면 어장 안으로 물고기를 잔뜩 몰아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깨비가 즐겨 먹는 메밀범벅을 만들어서 뱃고사를 지낼 때 제일 먼저 바다에 던져, 부디 도깨비가
잘 먹고 고기를 잔뜩 몰아오기를 기원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의 메밀은 기능성 곡물로 더 인기가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은 고혈압이나 변비에 좋다는 것인데, 이는 메밀이 변을 잘보게 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메밀의 검은 겉껍질에 그 성분이 많다. 기본적으로 메밀은 장과 위에 음식이 남아있는 것을 참지 못하는
성질을 갖고 있고 만성설사에도 좋다.

피를 맑게 해주어 혈압도 안정시켜주며 비타민B2도 많은 편이다. 이런 특징때문에 메밀은 곡류중에 드물게
기능성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메밀과자, 메밀음료, 메밀술, 다이어트 식품으로 널리 쓰인다.





뜻밖의 음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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